이슈 제목 기사 제목 및 링크 토크 카테고리 참고문헌 자연보호와 경제발전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천주교 제주교구 - “이제 제2공항 멈추고 더 나은 미래로 나가야” http://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5073&fbclid=IwAR2vy-tl5aY6DHFCKiWLx-dZ3EAy1fTsssbpSHSAGghp9g4wohU73T-xDtc 제주 제2공항 건설 관련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에 '정상 추진' 의견서를 제출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제주교구가 제2공항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생태환경위는 "제주도에는 이미 약 70만 명의 제주도민이 상주..
불가해한 세계에 덧붙이는 개성적 주석 : 정동적 읽기-쓰기의 양상들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의 영화가 어느덧 ‘옛날’ 영화라고 통칭되는 오늘이지만, 그 명명이 주는 섭섭함과 애틋함, 이상스런 마음들은 저마다 다른 질감으로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그때의 멋지고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던 영화들은 누군가에게는 세월을 무화시키는 수작으로, 누군가에게는 낯 뜨거운 촌스러움으로, 또 다른 이들에게는 계속해서 비평을 덧붙일 수 있는 의미심장한 텍스트로 남겨져 있을 듯하다. 내게는 〈제리 맥과이어〉(1996)가 이 세 가지 느낌들이 어우러진 영화로 떠오른다. 물질적 가치와 관계의 소중함을 대립시키고 주인공 제리의 ‘인간다움’으로부터 우리 삶을 재정립하게 하는 영화의 내용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시창’의 쓰라림을 다소간..
1. 박복한 자들의 얼어붙은 서사 ‘박복(薄福)하다’는 말이 있다. 이때 ‘복이 없다’는 ‘팔자가 사납다’는 의미로 드러나기도 한다. 팔자가 사납다는 말. 한 평생에 걸쳐, 끈덕지게 들러붙는 이 불운은 족쇄에 가깝다. 그저 복이 좀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그 삶 전체를 불행한 것으로, 그 불행을 운명이자 숙명처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말이다. ‘팔자가 사납다’는 말은 주술처럼 말해지고, 옮겨지고, 들러붙어 팔자가 사나운 ‘사람’이 된다. “정면이 아니라 바닥을 보며 걷고”, “둥글고 작아지는 절망의 자세”를 가졌으며, “아무리 친밀한 사람이 생겨도 미리 관계의 끝을 상정하는 작은 마음”은 ‘팔자 사납다’라는 말이 힘을 가져 만든 몸들이다. 왠지 모르게 얼굴이 그늘져 보인다는 것은, 박복한 팔자가 왠지 모르게,..
1. 마주침과 연결의 흔적을 좇는 이야기들 누구든지, 어디에나 꼭 맞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매일같이 오가는 일터나 학교에서, 우리가 친숙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 자주 만나는 친한 사람들과 가족에게서, 그리고 우리와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은 우리의 신체로부터 종종 낯설고 어렵고 감당하기 힘든 타자로서의 자기를 발견한다. 이러한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 온전히 인정받거나 이해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은 우리에게 누구와도, 무엇과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근원적인 소외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로 우리는 지치지도 않고 누군가와, 무언가와 연결되려 한다. 타자에 대한 이해, 글쓰기를 자신의 소설세계로 정립해온 작가 조해진에게 이러한 ‘연결’의 문제는 이야기의 요체가 될 수밖에 없다. 대표작 『로..
씩씩하고 튼튼하게 2020년 한해가 참 고단했다 이야기할 때에 나는, 내게 주어진 몇 가지의 행운을 떠올렸다. 다니던 학원을 그만둔 것이나(나는 학원 국어강사로 근무했다), 새로운 일을 찾아 적응을 시도하는 일을 비롯해 일상의 전반이 이전과 달리 변화했지만 무탈히 잘 살아있으므로 그건 행운이라 생각했다. 을 만드는 일 또한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성탄절 전에, 갓 인쇄된 4호를 받아들고 배송을 위한 포장을 하느라 의 멤버들이 모두 모였다. 직접 대면하지 못하고 온라인을 통해 소통을 한지가 오래되었던 터라 오랜만에 마주하는 얼굴들이 참 반가웠다. 코로나 시대의 애틋함이랄까. 아무튼 각 후원자들에게 배송과 관련해 약속해둔 일정이 있었기에 인쇄소에서 화물배송으로 잡지를 받아보자마자 의 멤버들 전체가 포..
복기 3호를 발간하기까지의 기억을 돌아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누군가 3호 주제 작가 후보로 이랑을 제안했을 때의 당혹스러운 마음이다. ‘이랑이 문학 작가야?’라는 의문이 즉각 머리를 스쳤다. 게다가 1, 2호의 주제 작가 오선영, 박정윤과 3호의 주제 작가 이랑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연속성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문학 안에서 그동안 주목 받지 못한 작가를 선정하여 조명한다.’는 의 기획에서 ‘한국문학’, ‘주목 받지 못한 작가’ 어디에도 이랑은 속하지 않는 것 같았다. 뮤지션으로 더욱 잘 알려진 이랑은 인디 음악 씬에서 이미 상당한 인지도와 팬을 보유했으며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감독, 만화 작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때때로 지나치게 넓어 보이는 그의 활동 범주는, 단순한 ..
지금 흘러내리고 있는 이것, 지금 들러붙은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눈물은 흘러내리지만 곧장 얼굴에 들러붙어버리고, 분노는 위로 솟구칠 뿐 바깥으로 나가질 못하고 안에서 들끓기만 한다. 하지만 눈물은 누군가를 울리고 분노는 어느새 들불처럼 번진다. 바람을 타고 번지는 것들, 몸을 통해 전해지는 것들은 너무나 명료하고 자명하지만 ‘정동하고 정동되는’ 그 몸들을 부를 이름이 없다. 이름이 없다는 건 머물 곳이 없다는 것이다. 머물 곳이 없기에 모일 수가 없다. 그런 이유로 이름 없는 그것들은 잠깐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져버린다. 웹진 에선 이 이름 없는 것들이 잠시나마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아직 부르지 않은 이름, 아직 쓰이지 않은 글이 머물 수 있는 대합실을 ‘아직 아닌 것들의 아카이브..
1. ‘누빔점’을 만드는 문학의 수행성 타인과의 만남이 의미가 있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서로의 삶 속으로 개입되는 순간이 있어야 할 것이다. 브뤼쎌에 와서 로의 자술서와 일기를 읽고 그가 머물거나 스쳐갔던 곳을 찾아다니는 동안, 로기완은 이미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 - 『로기완을 만났다』 『로기완을 만났다』(창비, 2011)에서 ‘탈북인’ 로기완의 행적을 좇는 화자 ‘나’는 “그의 일기를 읽으면서 그 삶을 배워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일찍이 마쓰오 바쇼(松尾芭蕉)는 “소나무에 대해서는 소나무에게 배우라”하고, “배운다는 것은 사물로 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화자가 로기완의 삶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머리가 아니라 온몸이 바쳐진다는 점에서, 다시 말해, 화자가 자신의 신체와 로기완의 신체..
「로라」를 쓴 김초엽은 작가 소개에 자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쓰지만, 거의 항상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나 역시, 「로라」를 읽고 이해하기 위해 글을 쓰지만 실패한 느낌이 든다. 이 실패란 문제적인가? 「로라」는 문장 비유의 사이트 해시태그(#)가 알려주듯, #환상지와 #디스포리아를 다룬 SF소설이다. 한국표준질병사인 분류는 환상지증후군(Phantom limb syndrome with pain)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질환은 사고나 수술 등으로 절단해 상실한 신체부위가 여전히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통증까지 동반된다. 실제로 신체를 상실한 환자의 약 78~85%가 환상통을 겪고, 대부분 48시간이 지나면 해소되지만, 1년 이상 환상통을 경험하는 사람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