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wave)와 파동(affect) ⏤영화배급협동조합 와의 대화 (2부) 일시 : 2020. 09. 15.(화) 장소 : 부산 중앙동 ‘좋은차’ 참석자 : 성송이(씨네소파 대표) 최예지(씨네소파 이사) 김대성(웹진 편집위원 / 문학평론가) ‘운동’이 아니라 ‘직장’입니다 김대성 : 독립영화배급이라는 좁고 험난한 길을 걸어갈 수 있는 동력을 씨네소파의 ‘마음’에서만이 아니라 ‘노동환경’에서 찾아보고 싶습니다. 마음이 없다면 길을 잃을 수도 있겠지만 마음만 요구한다면 금세 소진되고 고갈될 것이 뻔하겠죠. 씨네소파는 ‘청년’이라는 세대성을 부각하거나 ‘운동’이라는 대의를 내세운 적이 없는데요, 중앙과 지방의 ‘불균형’을 문제 삼아 슬로건으로 삼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청년과 지역이라는 프레임으로 씨네소파를 ..
이상한(queer) 생태 ⏤퀴어, 자립, 독립 1 2013년 8월의 어느 저녁, 부산 남구 대연동 재개발지구에 사람들이 모였다. 나는 백무산의 시집 『그 모든 가장자리』(창비, 2012)에서 몇 편의 시를 추려 그날의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건넸고 시를 건네 받은 이들은 오래된 선풍기 곁에서 각자의 목소리로 천천히 낭독했다. 시 낭독과 함께 우리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시에 관한 것은 아니었고 조금은 엉뚱하고 쓸모를 찾을 수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백수들의 유쾌한 실험실’이라 자신을 명명했던 이상하고 특이했던 모임, 은 2013년 여름이 시작될 무렵 도시재개발로 인해 퇴거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재(능)계발’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변주해 하고 싶은 작당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한달간 주변 사..
파도(wave)와 파동(affect) ⏤영화배급협동조합 와의 대화 (1부) 일시 : 2020. 09. 15.(화) 장소 : 부산 중앙동 ‘좋은차’ 참석자 : 성송이(씨네소파 대표) 최예지(씨네소파 이사) 김대성(웹진 편집위원 / 문학평론가) 항해가 끝나지 않는 건 ‘소파섬(小波 ; SOFA・SUM)’이라는 배급 기록집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엄청 신나게 일 하고 있구나! 그리고 참으로 정성을 다해서 영화를 대하고 있구나! 영화배급협동조합 씨네소파가 출항한지 3년이 흘렀다. 2017년 초겨울과 2018년의 늦봄에 출간된 배급기록집에 대해 새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씨네소파는 빛나던 부산의 많은 문화예술 단체들이 반복해온 ‘소진’과 ‘사라짐’의 연쇄 경로가 아닌 다른 항로를 만들며 여전히 항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