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臨界)와 음계(音階) “우리가 미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유머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소설가가 가장 좋아한다던 로베르토 볼라뇨(Roberto Bolaño)의 이 문장은, 한동안 그리고 여전히 미치기 직전마다 떠오릅니다. 처음에는 이 문장을 떠올렸고, 이제는 이 문장이 떠오릅니다. 유머 비슷한 것을 주워 삼키거나 내뱉을 때, 내가 지금 미치기 직전인가를 떠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볼라뇨의 문장으로 인해 괜히 한 번 더 눈길을 주게 되었고, 이제는 볼라뇨의 문장과 함께 떠오르는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습니다. “‘도’를 지나쳐 ‘미’치기 직전, 나(너)는 ‘레’”라는 너스레입니다. 여기에서 계이름 ‘레’는 ‘도’에서 ‘미’를 향하는 정동적 전이의 상태를 나타내는 기호로서 도입되어 있고, 이 상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