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글 쓰는 사람’이라는 말 대신 ‘기록노동자’라는 명칭을 쓴다. 싸우거나, 버티거나, 살아가는 사람들을 기록하는 일을 ‘노동’이라 본다. 동시에 ‘연대’라 생각한다. 그러니 나의 물음은 이것일 수밖에 없다. 노동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연대란 무엇인가? 그래서 이대희 씨의 서평에서 발견한 이 문장이 반가웠다. “‘연대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언어로 설명하지 못했다.” 나 또한 그러하니. 연대에 대해 자주 말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정확히는 연대라는 행위를 끌어내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른다. 모르면서도 나에게 그 힘이 부족하다고 한탄하기도 애를 쓰기도 한다. 『여기, 우리, 함께』는 오랫동안 싸우는 이들과 그 옆에서 함께한 사람들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