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 3호를 발간하기까지의 기억을 돌아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누군가 3호 주제 작가 후보로 이랑을 제안했을 때의 당혹스러운 마음이다. ‘이랑이 문학 작가야?’라는 의문이 즉각 머리를 스쳤다. 게다가 1, 2호의 주제 작가 오선영, 박정윤과 3호의 주제 작가 이랑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연속성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문학 안에서 그동안 주목 받지 못한 작가를 선정하여 조명한다.’는 의 기획에서 ‘한국문학’, ‘주목 받지 못한 작가’ 어디에도 이랑은 속하지 않는 것 같았다. 뮤지션으로 더욱 잘 알려진 이랑은 인디 음악 씬에서 이미 상당한 인지도와 팬을 보유했으며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감독, 만화 작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때때로 지나치게 넓어 보이는 그의 활동 범주는, 단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