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타임’은 미국사회에 “트랜스젠더 티핑 포인트가 도래했다”고 팡파레를 울렸다. 2013년 미국 대법원이 이성애 결혼만을 인정하는 ‘결혼보호법’에 위헌 판결을 내리고 동성결혼 합법화의 길이 열리자 “이제 트랜스젠더 이슈가 시민권 논의의 최첨단”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어서 2015년 7월 케이틀린 제너가 ‘배니티페어’ 표지를 장식했고, 버락 오바마 재선 캠프에선 트랜스젠더 인권을 캠페인의 주요 의제로 삼았다. 그래서 상황이 정말 나아졌을까. 2014년 미국에서는 성적지향이나 트랜스젠더 정체성에 대한 혐오범죄가 1017건 보고되었고, 2015년에는 어느 해보다 더 많은 트랜스 여성이 살해당했다고 기록되었다. 수전 팔루디가 『다크룸』에서 미디어가 트랜스젠더를 다루는 방식을 비판하면서 “이런 팡파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