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해한 세계에 덧붙이는 개성적 주석 : 정동적 읽기-쓰기의 양상들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의 영화가 어느덧 ‘옛날’ 영화라고 통칭되는 오늘이지만, 그 명명이 주는 섭섭함과 애틋함, 이상스런 마음들은 저마다 다른 질감으로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그때의 멋지고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던 영화들은 누군가에게는 세월을 무화시키는 수작으로, 누군가에게는 낯 뜨거운 촌스러움으로, 또 다른 이들에게는 계속해서 비평을 덧붙일 수 있는 의미심장한 텍스트로 남겨져 있을 듯하다. 내게는 〈제리 맥과이어〉(1996)가 이 세 가지 느낌들이 어우러진 영화로 떠오른다. 물질적 가치와 관계의 소중함을 대립시키고 주인공 제리의 ‘인간다움’으로부터 우리 삶을 재정립하게 하는 영화의 내용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시창’의 쓰라림을 다소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