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축제, 2020 하반기 여성영화제 (문가희)

  지역의 다양한 여성영화제는 기존의 영화들이 담아내지 못했던 여성 인물과 여성 서사를 가진 작품들을 통해,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또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 영화인을 발굴하고 페미니즘 이슈를 토론하며, 페미니즘 운동사를 정리하는 등 소통과 공론의 중요한 장이 되기도 합니다.

 

  올해 9월에는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 ‘제2회 진주여성영화제’가 개최되었으며, 10월에는 ‘제9회 대구여성영화제’, 11월에는 ‘제11회 광주여성영화제’가 차례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1. 코로나 시대의 연대: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국내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동시 상영

 

-장소: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개최 기간: 9.10-9.16(목-수), 총 7일간

-슬로건: 서로를 보다

-주최: (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iwff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포스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1997년에 처음 개최된 이후,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여성영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여성영화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여성영화의 변화와 발전을 선도해왔습니다.

 

  올해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영화제 관람 인원을 40%로 축소 운영하게 되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많은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국내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해 상영작 중 22편은 온라인 동시 상영 서비스를 시행하였고, 개막식과 폐막식은 네이버TV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었습니다.

 

  개막작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는 조금 특별합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영화 작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관객을 만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여성 영화인들을 응원하고 우정과 연대의 이름으로 서로를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포스터의 ‘함께 만드는 개막작 -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있다.’ 문구는 이런 여성 영화인들의 마음을 잘 드러내 줍니다. 공모 과정을 거쳐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라는 주제로 여성 영화인 50팀이 참여했고, 여성 영화인들과 ‘함께 만든 개막작’은 영화제 폐막 이후에도 10월 10일까지 웨이브 유료회원에게 무료 상영됩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코로나 시대의 여성의 삶에 관해 묻습니다. 수록된 단편 중 <아름다운 희생>(황승연 연출), <엄마, 코로나 언제 끝나?>(안지영 연출)에서는 각각 KF94 마스크가 답답해 쓰기 싫다고 고집부리는 아이, 유치원에서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니 등원하기 싫어 눈치 보는 아이가 나옵니다. 그 아이를 달래고 훈육하는 것은 엄마의 목소리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돌봄 노동이 가중된 여성의 현실을 꼬집는 듯합니다.

 

  <새로운 일상>(정새별 연출)에서는 처음에 코로나 시대의 낯선 일상에서 느끼는 막연함, 불안함,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우리의 일상은 멈추지 않는다. 조금 달라졌을 뿐. 삶에 대한 도전도 계속된다.’란 문구가 뜨면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을 하고, 시장을 보고, 투표하는 등 일상을 이어나가는 여성들을 보여줍니다.

 

 

2. 여성의 삶과 네 개의 시선: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의 섹션들

 

 

-장소: 메가박스 제주점

-개최 기간: 9.16-9.20(수-일), 총 5일간

-슬로건: 우리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주최: (사)제주여민회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jejuwomenfilm/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 공식포스터

 

  제주여성영화제는 성 평등한 제주사회를 실현하는 방편으로 2000년 첫 영화제를 시작으로 매년 제주여민회에서 개최해왔습니다. 올해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에서는 100여 년 전 폴란드의 독립과정에서 여성해방운동을 이룬 여성들의 활동을 다룬 개막작 <우먼파워>(마르타 디도·피오트르 슬리보브스키 감독, 2018)를 상영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안전을 위해 선착순 거리두기 지정좌석제를 운영하였습니다.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는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올해의 특별시선’으로 혐오·폭력·차별·파괴의 시선과 이에 맞서는 행동 등 최근 여성을 둘러싼 논쟁적 이야기를 다룹니다. 두 번째는 ‘여풍당당 그녀들’로 나이·성적지향·계급·종교·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곳에서 주도적인 삶과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세 번째는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로 삶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올해 섹션에서는 가난의 대물림, 기지촌 여성의 생전과 사후, 엄마와 딸의 갈등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망진 당선작(단편 경선)’섹션은 경쟁공모 ‘요망진 당선작(단편 경선)’에 지원한 여성 감독들의 영화 중 본선에 진출한 영화를 다룹니다. ‘요망지다’는 ‘야무지고 똑 부러지다’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입니다. ‘제주여성영화제 요망진 당선작(단편경선)’은 신진 여성감독들을 발굴, 지원하고 페미니즘 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2017년부터 단편경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의 ‘요망진 당선작’ 10편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상영되었습니다.

 

 

3. 개성 있는 굿즈와 이벤트: ‘제2회 진주여성영화제’ 감동후불제 리워드, 전회 관람이벤트

 

-장소: 진주문고 여서재, 진주여성회부설 달팽이도서관, 진주평거아이쿱 생협교육장

-개최 기간: 9.20-9.23(일-수), 총 4일간

-슬로건: 멈추지 않는 여성들

-주최: 여성주의컨텐츠상영회 ‘페미씨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femicine/

 

제2회 진주여성영화제 공식포스터

 

  진주여성영화제를 주최·주관한 ‘페미씨네’는 2016년 10월부터 서부경남과 진주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주의컨텐츠상영회입니다. 매월 정기 상영회를 기획 진행하고 있으며 영화와 미디어 속 불편했던 경험을 이야기 나누는 말랑말랑토크 GV의 내용 및 상영작 정보를 아카이빙하고 있습니다.

 

  ‘제2회 진주여성영화제’는 ‘멈추지 않는 여성들’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총 5편의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나아갔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주여성영화제는 ‘감동후불제’라는 방식을 통해 입장 전 정해진 관람료 대신 퇴장 시 자유롭게 후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제2회 진주여성영화제’는 후원한 관객들에게 영화기록용 메모지, 멈추지 않는 여성들 키링, Don’t stop 메모지 등 영화제만의 공식 굿즈를 증정했습니다.

 

  또한, ‘제2회 진주여성영화제’에서는 참여 관객을 대상으로 소정의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Don’t stop 메모지 굿즈를, 3회를 관람한 관객에게 멈추지 않는 여성들 키링을, 전회 관람객에게 <벌새>(김보라 감독, 2018) 영화 포스터의 수채화 버전과 키링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4. 미디어교육을 통한 지역주민과의 소통: ‘제9회 대구여성영화제’ 2020 생애주기별 영상제작교실, 청소년영상제작교실

 

-장소: 메가박스 북대구점 1관

-개최 기간: 10.28-10.31(수-토), 총 4일간

-슬로건: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주최: 대구북구여성회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wff2012

 

제9회 대구여성영화제 공식포스터

 

  대구여성영화제는 2012년부터 시작해 올해 9회째를 맞습니다. 영화를 매개로 페미니즘을 전달하고자 하고자 하며,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공적 영역으로 끌어내서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구여성영화제는 ‘영상제작교실’을 운영하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주민들과 청소년들이 직접 촬영, 편집, 제작한 영상을 영화제에서 상영합니다. 영상제작 교실을 통해 ‘주민감독’을 배출하고, 마을의 다양한 문화를 배우며 지역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들을 상영합니다.

 

  올해 ‘제9회 대구여성영화제 교육팀’에서는 ‘대구여성영화제와 함께하는 2020 생애주기별 영상제작교실’, ‘2020 청소년 영상제작교실’을 열었습니다. ‘생애주기별 영상제작교실’은 청소년반과 성인반으로 나뉘어 자유주제로 영상제작을 실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20 청소년 영상제작교실’은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우리 마을 문화유산 알기’를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소감을 나눕니다.

 

 

5. 영화인과 관객의 깊이 있는 대화: ‘제11회 광주여성영화제’ 씨네페미클럽

 

-장소: 광주극장, 롯데시네마 충장로, 광주여성영화제 온라인상영관

-개최 기간: 11.10-11.15(화-일), 총 6일간

-슬로건: 여성의 눈으로 보는 세상, 모두를 위한 축제

-주최: 광주여성영화제 추진위원회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wffig

 

제11회 광주여성영화제 공식포스터

 

  광주여성영화제는 2010년 시작되어 ‘여성의 눈으로 보는 세상, 모두를 위한 축제’라는 슬로건 아래 여성영화를 중심으로 다양성 영화들을 소개함으로써 성평등 문화를 확산해가고 여성감독을 육성, 지원해왔습니다. 제1회 20편(장편 8편, 단편 12편)으로 출발한 광주여성영화제는 작년 50편(장편 24편, 단편 26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관람료는 ‘좋은 만큼 후불제’로 운영되어 각자 자유롭게 작품을 후원하는 방식입니다.

 

  ‘제11회 광주여성영화제’는 광주광역시 양성평등기금을 통해 ‘광주여성영화제 씨네페미클럽’이라는 일상 사업을 열었습니다. 7월에는 ‘페미니스트 영화연대기 장르/젠더/역사’라는 주제로 황미요조 영화평론가, 심혜경 교수, 조혜영 영화학자, 위경혜 교수가 차례로 강의에 나섰고, 8월에는 광주독립영화관에서 변영주 감독의 오픈 강좌를 가졌습니다.

 

  10월 15일에는 홍소인 프로듀서와 <우리들은 정의파다>(이혜란 감독, 2006)를 감상하고 다큐영화로 보는 여성서사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11월 28일에는 손희정 평론가와 <콩나물>(윤가은 감독, 2013), <사라진 밤>(차성덕 감독, 2011)을 감상하고 여성 감독 단편선을 주제로 강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연기되었던 ‘제12회 부산여성인권영화제 피우리’는 10월 21일 온라인으로 열리며, 마찬가지로 연기되었던 ‘제14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은 12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개최 예정입니다. 또한, 여성영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인 ‘퍼플레이’는 여성영화제 상영작, 국내외 다양한 여성영화와 젠더 이슈를 담아낸 영화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퍼플레이’는 9월 18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었던 ‘제20회 한국퀴어영화제’의 온라인 상영관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시대에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수자와 지역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제들은 연대와 지지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습니다. 여성영화제와 여성 영화인의 멈추지 않는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문 가 희  

 

젠더·어펙트연구소 청년인턴. 자신을 아프게 하지 않으면서,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며 실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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