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서사는 드라마, 영화, 소설로 만들어지는 가장 인기 있는 소재이다. 앤 라이스(Anne Rice)가 1976년에 쓴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가 1994년 톰 크루즈(Tom Cruise)와 브래드 피트(Brad Pitt)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 세계적 인기를 끈 바가 있고, 원작을 영화화한 로맨스 판타지물 시리즈 <트와일라잇>(Twilight, 2008), <뉴문>(New Moon, 2009)은 크리스틴 스튜어트(Kristen Stewart)와 로버트 패틴슨(Robert Pattinson)을 세계적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시대를 풍미한 뱀파이어물이다.
뱀파이어들은 낮에는 잠들고 밤에는 깨어나는 존재, 일상에서 빗겨난 존재이다. 그들은 당연히 일요일에 교회에 나가지 않고 십자가를 두려워하는 괴물이자 악마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뱀파이어는 일상사와 가족의 재생산과는 지극히 거리가 멀지만 그 누구보다 성적 욕망이 강한 존재로서 섹슈얼리티로 인간을 유혹해 흡혈의 희생양으로 삼아왔다. 고딕 소설의 대명사로 불리는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드라큘라』(Dracula) 이후로 뱀파이어의 흡혈에 성적 의미가 더욱 부각되고 영원한 젊음을 간직한 불멸한 존재가 지닌 고뇌와 환희의 서사가 강조되면서 뱀파이어는 대중문화의 매혹적인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나 빅토리아 시대에는 억압된 성적 욕구의 상징으로 1980년대 이후로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의 은유로, 뱀파이어는 시대의 상징물로서 계속적으로 등장한다.
대중문화에서 인기를 끈 뱀파이어물은 주로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섹시의 아이콘인 뱀파이어들이다. 이들의 섹스와 사랑은 이성애 섹슈얼리티의 로맨스를 극화하며 언제나 그렇듯 영원한 사랑의 비전을 약속한다. 하지만 2005년에 출간된 옥타비아 버틀러(Octavia Butler)의 마지막 소설 『쇼리』(Fledgling)는 기존 뱀파이어 장르물의 문법을 답습하지 않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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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의 소설 속 주인공 쇼리는 뱀파이어이자 여성이고 흑인이다. 외견상으로는 어린 소녀처럼 보이는 쇼리의 서사는 보통의 뱀파이어물 주인공과는 아주 다른 설정에서 시작한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어둠 속에 눈을 떴다.
배가 고팠고(허기가 지독했다!) 통증이 심했다. 내 세상에는 배고픔과 통증만 있을 뿐, 다른 사람도, 시간도 감정도 없었다 (…) 허기가 배 속을 난폭하게 헤집었다. 나는 무릎을 가슴으로 당긴 채 상처투성이의 텅 빈 몸을 꼭 끌어안고서 고통 속에서 흐느꼈다. 2
‘이나’로 칭해지는 뱀파이어 쇼리는 큰 사고 후 모든 기억을 잃고 벌거벗은 채 극심한 허기에 시달리며 어둠 속에서 깨어난다. 전능함과 거리가 먼,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쇼리는 허기를 해결하고 그의 첫 번째 공생인 라이트를 만난다. 몸이 겨우 회복되자 쇼리는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탐색한다. 그 방법은 쇼리가 상당히 동시대적인 인물임을 독자에게 알린다. 쇼리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인터넷 웹서핑이다!
컴퓨터에 이미 능숙한 쇼리는 몇 가지 단서를 발견하고, 자신의 일족을 만나면서 자신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얻는다. 그는 자신이 53살의 어른이고 외계에서 지구로 이주한 존재이자 인간보다 훨씬 긴 세월 동안 사는 종족인 이나,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쇼리는 이나라 불리는 자기 종족과 결코 같지 않다. 쇼리는 유전자 실험으로 인간 DNA를 가진 뱀파이어이다. 그는 흑인 여성에게서 인간 DNA를 받아 피부에 멜라닌이 생겨 다른 이나보다 햇빛에 훨씬 덜 취약하다. 이러한 혼종적 쇼리는 인간과 이나의 결합에 반대하는 어떤 이나 공동체에게는 위협적이었기에 쇼리의 모계 공동체 전체는 습격당하고 살해된다. 쇼리는 겨우 탈출해 목숨을 건졌지만, 기억을 잃어버린다. 누가 쇼리와 그 가족을 공격했는지, 왜 했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기도 전에 쇼리의 아버지 역시 공격을 받고 쇼리의 공생인도 살해당한다. 누구인지 알 수도 없는 존재가 행하는 잇따른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소설 전반에 걸쳐 쇼리에게 일어난다.
소설 『쇼리』는 원제 “Fledgling” 그대로, 이나 공동체에서 어린 세대에 속하는 신출내기 쇼리가 이나 종족을 이어온 중요한 가치와 더불어 새로운 이나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쇼리가 누구였는가?’라는 물음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쇼리의 선택이 빚어낸 만남 그리고 공생이다. 이를 통해서 소설은 인간 DNA를 가진 혼종적이고 이질적인 존재인 쇼리가 어떻게 이나 종족의 새로운 세대가 되어 가는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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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그의 체취를 들이켜면서 그에게서 아주… 흥미로운 냄새가 난다는 걸 깨달았다. 3
뱀파이어물의 메인 테마인 흡혈은 곧장 섹슈얼리티와 연관된다. 그러나 쇼리에서 섹슈얼리티와 결합한 흡혈, 피 빨기의 의미는 기존의 뱀파이어물과 다르다. 보통 뱀파이어의 섹슈얼리티는 희생자를 유혹하는 수단이며 인간은 흡혈의 제물일 뿐이다. 쇼리에서 흡혈과 섹슈얼리티는 분리 불가능하고 이나와 인간을 공생적 관계에 들어서게 하는 역량이다. 4
물론 흡혈 그 자체는 이나의 생존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나의 흡혈 행위는 아주 급한 허기를 채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대체로 체취가 흥미롭고(!) 매력적인 대상의 피를 빤다. 흡혈은 이나에게 단순한 영양 섭취만이 아니라 강력한 섹슈얼리티를 동반한다. 흡혈은 욕망으로부터 비롯되고 성적 감정을 동반하는 욕망을 일으키고 마침내 상호에게 만족을 준다. 흡혈, 피 빨기는 상호 이끌리는 관계를 추동하는 섹슈얼리티를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하지만 이 섹슈얼리티는 일방적 관계 맺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은 흡혈하고 흡혈당하면서 서로에게 몰입하고 성적으로 만족하면서 정서적 신체적 의존을 강화한다.
쇼리와 공생자와의 관계에서 쇼리는 공생인의 어떤 것도 앗아가지 않는다. 흡혈은 이나만이 아니라 공생인들에게 좋은 것이다. 이나의 흡혈 행위는 이나의 독을 상대방에게 침투시켜 신체의 화학물질을 뒤섞는 행위이고 공생자의 신체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나에게 흡혈은 생존하게 할 피를 공급받고 애정을 나누는 것이며 이나에게 물린 인간에게 흡혈당하기는 성적 관계를 맺고 성적 기쁨을 느끼며 안정과 건강 그리고 긴 수명을 선사한다.
독점적 흡혈이 불가능한 까닭에 이나는 여러 명의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다. 그 관계는 개별적이며 각각 다르고 섹슈얼리티와 동반의 형식 역시 다양하다. 이나에게는 여러 공생인이 필요하고,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 역시 공생인들의 선택이기도 하다. 이나와 다수의 공생인들이 만들어낸 공동체에서 공생자들 간의 복수적 연결들이 존재하며, 그들 간의 맺는 관계 역시 다채롭다.
이들은 자신들의 관계를 사랑이라 부른다. 비독점적 관계지만 공생인은 이나의 흡혈을 언제나 원한다. 단지 이나의 독성이 인간의 신체/정신에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쇼리에 등장하는 브룩과 실리아의 경우에서 보듯, 다른 이나의 공생인을 자신의 공생인이 되도록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공생인은 자신의 파트너 이나가 죽을 경우 다른 이나를 흡혈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물론 치료를 통해 다른 방도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체로 파트너와 사별한 공생인은 의료적 처치를 거부하거나 다른 이나와 관계 역시 어려워한다. 이 점에서 흡혈로 맺어진 이나와 공생인의 관계는 흡혈이 생존에 필수적인 이나뿐만 아니라 공생인에게도 삶과 죽음의 문제이다.
쇼리와 공생인들 간의 사랑의 양상은 확실히 이성애 로맨스가 그리는 내용과는 다르다. 하지만 쇼리와 공생인들의 사랑은 성적 사랑인 에로스이자 “상호연결성을 유지하고 발생시키는 능력과 친밀감”으로서 “되기”이자 삶을 꾸리는 역량으로서의 사랑임은 분명하다. 이 점에서 쇼리의 흡혈과 섹슈얼리티는 삶 그 자체이자, 쇼리와 관계를 맺는 공생자들이 인간 세계의 방식과 다르고 다양한 욕망들을 긍정하는 역량이다. 5
이 섹슈얼리티는 “남녀 양성만을 설정하는 이원적인 것이 아니라 다원적이며 복수적인 것이다. 이러한 섹슈얼리티는 결핍에 의해 작동되지 않을뿐더러 차이를 생성하는 역동적인 생명의 힘”이다. 이런 점에서 버틀러가 쇼리에서 보여주는 “섹슈얼리티는 남근 로고스 중심주의에 의해 재현될 수 없는 다양한 욕망들”이다. 이 욕망은 쇼리가 이질적 관계들로 엮어진 공동체를 창출하고 그 양상들을 확장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창출하는 역동성을 드러낸다. 6
그래서 쇼리와 공생인들이 엮어내는 공생의 방식은 감염시키고 감염되는 공생이다. 도나 해러웨이(Donna J. Haraway) 식으로 말하자면, 서로를 살 속에 밀어 넣는 공생으로, 이는 “서로 너무 다르면서도 그렇기에 소중한 우리”의 관계이며,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저분한 발달성 감염을 살로 표현”하는 존재 방식이다. 즉, 계율(canon)의 방식에 따라 삶을 구축하거나 모방하는 것이 아니며, 법을 변이하며 리좀(rhyzome)적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7
피와 분리 불가능한 공생은 이나의 절대적 필요로부터 시작되었으나, 공동체는 단지 이나를 중심으로 하는 위계서열의 체계는 아니다. 공생인들과 이나가 공동체를 이루어야만 이나 역시 이나로서 살 수 있다. 그래서 이나는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고 공생인들의 각기 다른 욕망들에 반응하고 접속하면서 삶의 불가결한 조건인 공생의 망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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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족이 뻗어나가고 재조성되는 것은 모든 지구인이 가장 깊은 의미에서 친족이라는 사실로 인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족은 집합적인 종류의 단어다. 모든 생물은 공통의 “살(flesh)”을 수평적으로(later-ally), 기호학적으로, 계보학적으로 공유한다. 조상들은 아주 흥미로운 이방인 인 것으로 밝혀진다. 친족은 (우리가 가족 혹은 부계씨족(gens)이라 생각하는 것의 바깥에서) 낯설고/비가족적이고(unfamiliar) 기괴하며(uncanny) 불현듯 출현하고 (haunting) 활동적이다. 8
쇼리인 이나와 인간이 맺는 공생관계는 명백히 종의 재생산 행위와 분리되어 있다. 이나들의 관계에서만 다음 이나 세대의 탄생이 가능하다. 공생인들 역시 이나에만 속해 있지는 않다. 인간들 역시 결혼도 하고 인간 아이도 낳는다. 인간의 아이들이 이나와 살지 그렇지 않으면 인간과 살지에 대해서 스스로 결정한다. 보통 이나 공동체에서 태어난 공생자들의 경우에는 이미 삶의 방식의 익숙함 때문에 공동체에 머물고 서로 결혼하는 것을 택한다.
이나들의 공동체들의 성향 또한 모두 같지 않다. 문화와 비즈니스 지역 전통과의 연결 정도에 따라 공동체의 양상은 각각 다르다. 무엇보다도 쇼리가 생성해내는 공동체는 기존의 이나 공동체와는 또 다르다. 다른 이나들은 쇼리의 흡혈 행위가 너무나 감상적이거나 감정적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쇼리는 그에 대해 개의치 않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생자들의 실존과 감정에 깊숙이 엮이어 그들을 돌보고 방어하려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자신의 힘을 행사하려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이나인 쇼리와 공생인이 엮어내는, 그들이 가족이라 부르는 공동체는 안전, 사랑을 나누면서 상호 의존 상태로 기꺼이 들어가는 연결이다. 이 연결의 의미는 특히 인간 사회의 주변인이나 아웃사이더 소수자인 인간의 경우에 사회적 유대의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사실상 삶의 대안으로 묘사된다.
공생의 방식은 『쇼리』의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사실상, 쇼리가 맺는 공생의 관계는 쇼리가 공격 받았던 이유와 맞물려 있다. 쇼리에게 인간의 DNA가 섞여 있기에 진짜 이나가 아니며 쇼리를 진짜 이나만의 순수한 유토피아 공동체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판단하고, 어떤 이나 본질주의자들은 쇼리를 단죄하고자 했다. 쇼리는 이 공격에 맞서고 살아남았으며, 이나 공동체에 이 범죄를 기소하고 그들의 공격을 유죄로 이끄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친족 만들기의 가능성만이 아니라 예전에 공동체에 속하지 못했던 자들이 공동체의 경계를 다시 설정하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그 점에서 버틀러의 소설 『쇼리』는 행복, 인간의 존엄성, 충만한 삶에 대해 질문할 뿐 아니라, 자율권과 권력관계를 둘러싼 윤리를 사유해 온 오래된 습관에 의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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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이 그리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공생 서사는 “아기가 아니라 친족을 만들라”는 해러웨이의 슬로건을 떠올리게 한다. 피와 혈통의 문제를 오랫동안 탐구해온 버틀러는 그의 마지막 소설 『쇼리』에서, 기존의 혈연이나 혈통 개념과는 다르나 친족을 만드는 매개인 피로 연결된 공동체의 새로운 이미지를 상상해 낸다.
『쇼리』의 공동체는 해러웨이가 제안한 “트러블과 함께 머무르기(Staying with the Trouble)”이다. 9공생은 디스토피아나 유토피아의 선택의 틀에서 벗어나, 지금의 곤경과 문제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이에 머물면서 새로운 방식의 거주 형태를 모색하고 발명하는 함께 살아가기인 것이다.
김 은 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 포스트휴먼 윤리와 페미니즘 그리고 시민권에 관심을 두고 있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2017), 『여성-되기: 들뢰즈의 행동학과 페미니즘』(2019)을 쓰고, 『변신: 되기의 유물론을 향해』(2020)를 우리말로 옮겼다.
페이스북 계정: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11403703060
- 옥타비아 버틀러, 『쇼리』, 박설영 역, 프시케의숲, 2020. [본문으로]
- 옥타비아 버틀러, 위의 책. 7쪽. [본문으로]
- 옥타비아 버틀러, 앞의 책. 19-20쪽. [본문으로]
- 흡혈 행위는 인간과 이나인 쇼리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나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본문으로]
- 로지 브라이도티, 『변신: 되기의 유물론을 향해』, 김은주 역, 꿈꾼문고, 2020, 25쪽. [본문으로]
- 김은주, 『여성-되기: 들뢰즈의 행동학과 페미니즘』, 에디투스, 2019, 121쪽. [본문으로]
-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역, 책세상, 2019, 117쪽. [본문으로]
- Donna J. Haraway, “Anthropocene, Cpaitalocene, Plantationocene, Chthulucene: Making Kin”, Environmental Humanities vol. 6, Duke University Press, 2015, pp.159-165. [본문으로]
- Donna J. Haraway, Staying with the Trouble, duke university press, 201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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